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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 중에서 선정된 글은 협회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소개가 되고,

죽을권리세계연맹 홈페이지 에세이에 영문으로 게재됩니다

그나마 존엄사협회가 설립되어 있어 다행입니다.

작성자
권호 송
작성일
2024-01-02 02:23
조회
199
안녕하세요.

저는 58년생 남자로서 평소에 우리나라도 하루속히 스위스나 벨기에 수준의 존엄사가 합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노력하여 존엄사를 합법화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는 가까운 장래에 대량의 고독사 사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요즘의 젊은 세대들은 부모들과 함께 살지 않습니다. 여기에다 대다수의 노인세대들은 수입도 충분치 않고 경제적인 어려움속에 병고에 시달립니다. 또한 젊은 세대들이라도 결혼하지 않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혼자 사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우리가 지금 존엄사를 합법화해놓지 않으면 지금 결혼하지 않고 혼자사는 젊은 세대들 상당수는 고독사를 피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시신이 부패하는 냄새가 나서야 비로서 혼자 사는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을 이웃 사람들이 알고 시신을 거두려고 나서는 고독사가 시간이 갈수록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중앙일보 인터넷판에서는 유품정리사(소위 고독사 처리전문가)가 자신의 고독사 현장 처리경험을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신체에서 남들이 모두 싫어하는 시체 썩는 냄새가 풍겨야만 비로서 시신이 처리될 수 있는 것이 정상이어야만 하는 것일까요?
어차피 죽을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면 자신이 상속을 포함한 중요한 모든 것을 미리 정리하고 깨끗하게 정장을 입은 채로, 그리고 사후 자신의 유해를 처리하는 방식까지도 예약 혹은 정해 놓아 주위의 부담을 최소화 시켜주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 세상에 영원히 살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아까운 국가 지원금만 축내가면서 생지옥이나 다음없는 전국의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의 운영실태를 아신다면 존엄사가 하루빨리 합법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누구나 가지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목숨만 붙어 있다고 사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인간다운 존엄성이 유지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개돼지의 삶이지 인간의 삶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더구나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없는 병에 걸려 있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자신의 죽음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신마비의 어머니를 10년동안 모셔봐서 긴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을 누구보다도 실감합니다.

존엄사가 허락되지 않아 발생되는 비극은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 인간이 진정으로 만물의 영장이라면 하루빨리 존엄사가 합법화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국가도 불필요하게 새어나가는 막대한 자금을 절약해 정말 필요한 곳에 집중할 수 있고 개인 간의 불필요한 갈등과 비극의 발생을 막고 각자의 존엄을 지키면서 영면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뉴스에서는 존엄사에 반대하시는 신부님의 말씀이 나오는데 종교인들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다는 것을 종교인들도 인정해주시고 존엄사 합법화를 도와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많은 비극들이 종교인들의 말대로 기도와 이해로만 해결될 수 있다면 누가 자살을 합니까? 치매걸린 부인을 10년이상 간병하다 도저히 사정이 허락되지 않아 부인을 먼저 살해하고 남편은 목매 자살하는 경우가 왜 발생합니까?

현실은 항상 냉정하고 비정하기 까지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에서 자살한 당사자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식들의 삶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수 밖에 없으니 비극이지만 스스로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만약 존엄사가 허락되었더라면 최소한 이같은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가족들의 애도속에 자신의 삶을 조용히 마감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존엄사협회 설립에 애써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존엄사협회가 있는 줄을 2023.12.31 인터넷 뉴스를 통해서야 알게 되었고 저만의 시간이 허락된 2024.01.02 새벽 2시에 이 글을 올립니다.

앞으로 저도 힘닿는 대로 존엄사협회 활동에 참석하고 힘을 보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체 3

  • 2024-01-10 15:13

    말씀에 100% 동감합니다.
    스스로 영양섭취도 못하고 스스로 숨도 제대로 못 쉬는 환자에게 인공호흡기 꼿고 콧 줄 꽂아서 연명시키는 일은 당하는 환자로서는 고문이지요.
    존엄까지는 지키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자연히 죽게 좀 놔 두었으면...,


  • 2024-01-25 08:52

    귀한 깨달음을 주시는 말씀 감사합니다.


  • 2024-02-14 20:09

    큰병을 앓고있지 않는다 해도 님 말씀처럼 그러한 사회분위기들 때문에 살기 싫고 희망이 없고
    근본해결이 안되어 지치고 힘들면
    갈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병도 고통스럽지만 무엇보다도 이러한 각박삭막한 사회가 싫다는거예요 우울한 나라
    재미도 환희도 즐거움도 없고...불신 정없는 인류애상실 시대 살면 뭐하느냐구요... 저도 병이있지만 죽다가 살았고 견뎌내오고 이겨내왔는데 더이상 살기가 싫네요 각박한 사회 존재감이 사라져 환대받지 못하고 각박 삭막 불신 혐오차별 무관심 이해받지 못하는 사회... 살면 뭐하는지 이젠 저도 지쳐서 신앙생활도 귀찮고 불국토 세상에 다시태어나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고싶어요 사건사고 고뇌고통없이


한국존엄사협회 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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