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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을 읽다] 생의 끝자락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 1997년 박완서의 📚소설과 2025년 남유하의 에세이를 통해 나이 듦과 죽어감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송병기님 의료인류학자

작성자
swany
작성일
2025-12-16 08:08
조회
119
[나이듦을 읽다] 생의 끝자락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 1997년 박완서의 📚소설과 2025년 남유하의 에세이를 통해 나이 듦과 죽어감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송병기님 의료인류학자



[나이듦을 읽다] 생의 끝자락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

1997년 박완서의 소설과 2025년 남유하의 에세이를 통해 나이 듦과 죽어감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읽어 봅니다.

글: 송병기

2025.12.15​



출처 : 채널예스







https://naver.me/FoIVnEzE


[나이듦을 읽다] 생의 끝자락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 | 예스24 채널예스
1997년 박완서의 소설과 2025년 남유하의 에세이를 통해 나이 듦과 죽어감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읽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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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평화롭고 진지한 나라로 보였다. 명절과 주말에 곧잘 방영하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면서 어떤 시련이 닥쳐도 스위스로 가면 희망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주인공(폰 트라프 가족)이 전쟁이라는 파도를 피하기 위해 알프스를 넘어 스위스로 향하는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 종종 그곳의 삶이 궁금했다. 하지만 어느 날 삼촌이 기념품으로 가져온 맥가이버 칼을 본 뒤로는 스위스에 대해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시간이 꽤 흐른 지금, 스위스는 삶의 고통을 덜어주고 평온한 죽음을 보장하는 국가로 보인다. 친애하는 영화감독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는 사는 것에 지쳤다며 제멋대로 스위스에 갔고 죽음을 선택했다. 그의 영화 속 인물들처럼 그도 현재만 살다가 떠난 걸까. 또 어느 외신 기사에 따르면 배우 알랭 들롱(Alain Delon)은 뇌졸중을 앓고 있는데, 고통이 심해지면 스위스로 가고 싶다고 했단다. 그가 말한 고통이란 무엇일까. 그 고통을 어찌 뇌졸중이라는 메마른 단어로 요약할 수 있겠는가.







요즘 대중매체를 떠도는 말년의 고통을 떠올린다. 대개 좋아하는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고, 일상을 타인에게 의존하게 되는 삶으로 묘사된다. 그쯤 되면 죽을 때가 됐다고 여겨진다. 한국에는 ‘구구팔팔이삼사’란 말이 있다. 가급적 아흔아홉 살(99)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이삼 일(23) 앓고 사일(4) 만에 죽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당대 ‘존엄한 삶과 죽음’의 공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안락사는 마치 영화 편집처럼 인생에서 시름시름 앓는 장면은 잘라내고 팔팔하게 사는 부분과 신속하게 죽는 부분을 이어 붙이는 기술로 상상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득 ‘안락사’라는 단어가 막연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말하는 안락사란 무엇인가.







안락사에 대한 찬반을 서둘러 정하기 전에, 한국 사회가 나이 들고 죽는 과정을 문제화하는 방식에 먼저 주목해 보면 좋겠다. 1990년대까지 대다수 한국인은 집에서 임종했다. 죽어감(dying)은 일종의 ‘집안일’이었다. 다시 말해, 집에서 여성이 죽어가는 사람을 돌보는 일이었다. 1997년 박완서의 소설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는 말기 암 진단을 받은 어머니가 남편을 홀로 두고 딸네에 오게 된 배경, 아들이 어머니를 모신 딸을 질투하는 모습, 어머니 돌봄을 맡은 딸이 바라본 가족, 그리고 어머니 삶의 역사를 조명한다. 특히 딸이 어머니의 ‘존엄’에 대해 숙고하는 장면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중 하나를 꼽자면 다음과 같다. “어머니 옷갈피에는 어디서 난 건지 흔히 향(㕿)비누라고 일컫는 냄새 좋은 세숫비누가 구메구메 들어 있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엔 옷장 버선 갈피마다에서 지폐가 쏟아져 나왔다고 하더니 어머니는 향비누였다. 화장품을 살 때 선물로 얹어주는 작은 향수병도 몇 개 마개가 헐겁게 닫힌 채 들어 있었다.” (141쪽)







그런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죽어감은 집안일에서 시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문제가 되어갔다. 새로 출범한 국민건강보험은 시민들의 병원 이용을 견인했고, 의료는 사람들의 일상 깊숙한 곳을 파고들었다. 이전에 ‘노환’으로 뭉뚱그려 부르던 것들이 당뇨, 고혈압, 뇌졸중 같은 진단명으로 대체됐고, 의료 전문가들의 관리 대상이 됐다. 죽음의 장소도 집에서 병원으로 옮겨 갔다. 한편 ‘저출산 고령화’라는 말이 유행가처럼 울려 퍼지더니, 고령이거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이들은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가게 됐다. 늙고 아픈 이가 집에 있으면 한창 일할 사람들(생산가능 인구)에게 짐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그로부터 시간이 꽤 흐른 현재, 사람들은 자유로운 소비자로서 각자 주머니 사정에 맞게 진단·치료·건강 증진이란 가치와 관련된 온갖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와 잘 맞지 않는 생애 말기에는 딱히 선택지가 없기에 ‘고통’을 겪고 있는 형국이다. 회복 가능성이 없고, 치료 방법이 없는 사람의 고통에 의료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자유롭고 합리적인 선택’이 추앙을 받는 세계에서 여럿이 주의를 기울여 환자 삶의 역사를 존중하는 일은 마치 기행과 같다. 그렇게 우리네 죽음은 궁색해져 간다. 시설에서 마주하는 타인의 죽음은 나이 들고 죽는 일 자체를 더욱 공포스럽게 만든다. 재난과도 같은 생애 말기를 피해 스위스로 탈출할 마음을 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2025년 남유하의 에세이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도 읽어보면 좋겠다. 작가는 어머니가 스위스 의사조력 자살을 결심하게 된 배경과 그 죽음을 준비하고 이행하는 전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이 책은 다른 치료 방법이 없는 사람의 고통이란 무엇인지, 또 그 고통에 응답을 하지 못하는 현실이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더욱이 죽음을 종착점으로 결론 내기보다는 오히려 삶의 역사를 두텁게 기술하기 위한 중심점으로 삼는다. “엄마는 내 작품을 다 좋아했지만 ‘엄마’가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더 좋아했다. 찬찬히 시간을 두고 담담한 필체로 한 사람의 역사가 생성되고 소멸한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193쪽)







1997년 박완서의 소설과 2025년 남유하의 에세이를 통해서 약 30년의 시간 동안 한국 사회에서 나이 듦과 죽어감이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혹은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를 찬찬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독서 모임에서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생의 끝자락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함께 키워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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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aver.me/5qcXU2eD



박완서 | 문학가 - 예스24
박완서 작가는 국내 문학가로 대표작 《한 말씀만 하소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X 이옥토 리커버 특별판)》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을 예스24 작가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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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하 | 문학가 - 예스24
남유하 작가는 국내 문학가로 대표작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 《푸른 머리카락》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을 예스24 작가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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